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실천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극복 방법

mathig 2025. 6. 27. 02:00

제로웨이스트, 늘 쉽지만은 않았다

제로웨이스트를 처음 실천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면 되는 줄 알았다. 텀블러를 챙기고,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실천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습관을 바꾸는 일’이며, 결국 ‘사고방식을 바꾸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냥 조금만 덜 쓰면 되잖아?”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로웨이스트를 진지하게 실천해보면 불편함, 주변의 시선, 생활의 제약 같은 벽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이 글에서는 내가 제로웨이스트 실천 중 마주했던 가장 힘든 순간들과, 그 과정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의 실제 사례를 공유한다. 나처럼 실천 중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작은 힌트가 되기를 바란다.

제로웨이스트 힘들었던 순간 극복 방법

 

제일 먼저 마주한 벽 – ‘사회적 시선’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한 첫 주, 나는 늘 하던 방식 대신 새로운 루틴을 만들었다. 회사에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텀블러를 챙기고, 배달음식을 줄였다. 하지만 내가 바뀌었어도 세상은 그대로였다.

카페에 텀블러를 들고 갔을 때, 점원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이거에 담아드려도 돼요?”라고 묻곤 했다. 식당에 도시락통을 들고 가면 주변 사람들이 쳐다봤고, “요즘 그런 거 유행이야?”라며 농담처럼 묻는 사람도 있었다. 친척 모임에선 “너 환경운동가냐?”는 말에 민망했던 적도 있다.

이런 시선은 생각보다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나도 그냥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의식 있는 척하는 사람’처럼 비칠까 봐 불편했다. 그래서 한동안은 텀블러를 가방에 넣어만 두고 꺼내지 못한 날도 많았다.

그때 나를 지탱해준 건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도 그랬어요”라고 말해주는 글들을 보면서,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 이후로는 조금씩 마음이 단단해졌다. 시선은 시선일 뿐, 내가 나를 지지할 수 있어야 실천이 지속된다는 걸 배웠다.

 

 

생활 속 불편함과 현실의 벽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가장 많이 부딪힌 건 ‘생활의 불편함’이었다. 특히 외식, 쇼핑, 여행 같은 일상적인 순간에서 불편함이 확실히 커졌다.

배달 음식을 줄이기로 했지만, 바쁜 날에는 요리할 여유도 없고 마땅한 대체 수단도 없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포장 용기를 볼 때마다 죄책감은 쌓였고, 가끔은 그냥 ‘이번만은 괜찮겠지’ 하고 주문을 눌렀다. 장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식품이 포장돼 있었고, 유리병을 챙겨서 시장까지 가는 건 현실적으로 버겁게 느껴졌다.

욕실 제품도 도전 과제였다. 샴푸바는 처음에는 잘 안 씻기는 느낌이 들었고, 대나무 칫솔은 익숙하지 않았다. 화장솜을 천으로 바꾸니 메이크업이 잘 닦이지 않아 다시 일회용에 손이 갔다.

이런 문제를 극복한 건 ‘완벽주의를 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완벽한 제로웨이스트 실천자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실천하지 못한 날을 자책하지 않고, 그 대신 다음엔 더 나은 선택을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기로 했다. 이 태도 변화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과의 충돌과 변화

혼자 실천하는 건 어렵지만, 함께 실천하지 않으면 더 어렵다. 내가 바뀌었을 뿐, 주변 가족이나 친구들은 여전히 익숙한 소비 패턴을 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들과 함께 식사할 때 일회용 젓가락이 테이블 위에 그대로 올라오는 걸 볼 때, 나는 “이건 안 써도 돼”라고 말하면서 분위기를 망치기도 했다. 동료들과 점심을 먹을 때 내가 도시락을 꺼내 들면, 그들은 나를 의식하며 “너 때문에 불편해졌다”는 반응을 보일 때도 있었다. 이런 상황은 나를 외롭게 만들었고, ‘내가 너무 오버하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했다.

하지만 나는 그때부터 ‘강요하지 않기’를 실천했다. 나 혼자 실천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자, 놀랍게도 주변 사람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어느 날 동료가 “나도 텀블러 샀어”라고 말해줬고, 가족도 “장 볼 때 천 가방 가져갈까?”라고 먼저 제안했다.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그냥 내가 ‘지속적으로 실천’하자 생긴 변화였다. 제로웨이스트는 말로 설득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감동을 주는 운동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다.

 

 

힘든 순간이 많았기에 계속할 수 있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시선이 부담스러웠고, 생활이 불편했고, 때로는 주변 사람들과 충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힘든 순간들이 있었기에 나는 더 단단해질 수 있었고, 실천의 의미를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제로웨이스트는 완벽해야 가능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오늘은 실패했더라도, 내일 한 번 더 노력해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 작은 반복이 결국 나의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

나는 여전히 가끔 텀블러를 놓치고, 장바구니를 안 들고 나오는 날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계속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실천은 실패해도 괜찮은 운동이며, 다시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는 넉넉함이 있는 실천이다.

당신도 혹시 지금 힘들고 지쳐 있다면 괜찮다. 모두 그런 시간을 겪는다. 하지만 그 과정이 당신을 더 단단한 실천가로 성장시킬 것이다. 제로웨이스트는 그렇게 ‘불편을 견딘 사람’들의 작은 용기로 만들어지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