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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야자 씨앗으로 실현한 제로웨이스트제로웨이스트 2025. 7. 9. 10:43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막의 나라, UAE의 뜻밖의 도전
‘사막 위의 기적’이라 불리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제는 지속가능한 식품 산업과 제로웨이스트 실천 국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석유산업과 고급 부동산 개발로 잘 알려진 UAE가 ‘환경’을 주제로 전 세계 식품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UAE는 높은 식량 수입 의존도로 인해 식량 안보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자국 자원을 활용한 제로웨이스트 식품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대추야자 씨앗(date seed)이 있습니다.UAE는 세계 최대 대추야자 생산국 중 하나입니다. 매년 수천 톤에 달하는 대추야자가 수확되면서, 그 부산물인 씨앗도 막대한 양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씨앗은 그동안 대부분이 폐기물로 취급돼 왔지만, 최근 이를 업사이클링 원료로 재해석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는 차원을 넘어서, 국가 전략적 자원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대추야자 씨앗의 재탄생 – 제로웨이스트 식품 개발의 현장
이제 대추야자 씨앗은 더 이상 버려지는 자원이 아닙니다.
UAE의 여성 식품 창업가 누라 알 마즈루이(Noora Al Mazrouei)는 이 씨앗을 건조하고 분말화하여 파스타, 비스킷, 케이크, 심지어 쌀 대용 식품까지 개발했습니다.
또한, 대추씨 분말은 커피나 차, 에너지 드링크와 같은 음료 제품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바디 스크럽이나 스킨케어 제품 등 제로웨이스트 뷰티 산업에도 확장되고 있습니다.특히 눈여겨볼 점은 UAE의 대표적인 과일 가공 기업인 Al Barakah Dates가 칼리파 대학교(Khalifa University)와 협력해 대추야자 씨 오일의 추출 효율과 기능성까지 연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히 ‘재활용’의 범주를 넘어서,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생산의 한 축으로 발전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대추야자 씨앗에는 식이섬유, 항산화 성분 등이 포함돼 있어 건강 기능성 원료로서의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한 식품 개발은 제로웨이스트 실현의 구체적인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폐기물 절감 → 부가가치 창출 → 순환경제 구조 강화라는 선순환을 만들어냅니다.
즉, 대추씨의 업사이클링은 환경뿐 아니라 경제와 식품 산업의 미래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도전입니다.UAE 제로웨이스트 전략이 주는 함의 – Vision 2031과 순환경제
UAE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국가 차원의 정책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Vision 2031’이라는 국가 비전 아래, UAE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를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 제로웨이스트 기반 식품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국 자원의 효율적 사용에 그치지 않고, 식량 안보 강화, 기후 변화 대응, 청년 창업 활성화까지 연계하는 통합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UAE는 높은 식량 수입 의존도와 환경적 제약 속에서 ‘현실적 지속가능성’을 택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석유 중심의 일회성 자원 소비 모델이 경제 구조를 지탱해왔다면, 이제는 재활용 가능한 자원 활용과 식량 자립을 동시에 추구하는 국가로 변화 중입니다.
대추야자 씨앗은 그 상징적인 자원으로, 제로웨이스트 전략의 대표 사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이러한 사례는 ‘사막 국가도 가능한데 우리는 왜 못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식량 생산 기반이 부족한 UAE가 오히려 식품 잔여물과 부산물을 자원화하는 방식으로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리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 점은
한국을 포함한 고도화된 식품 소비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이 됩니다.
기술과 정책, 창업 인프라가 결합될 때 ‘제로웨이스트’는 이론이 아닌 산업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이미 입증되고 있습니다.한국형 제로웨이스트 식품 개발의 가능성과 과제
한국 역시 제로웨이스트 식품 산업에 도전할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쌀겨, 해조류 잔여물, 과일 껍질, 콩비지, 곡물 부산물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대부분 사료나 폐기물로 분류되었지만, UAE 사례처럼 가공 기술과 아이디어, 브랜딩이 결합된다면
고부가가치 건강 식품 또는 친환경 화장품 원료로 탈바꿈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큽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UAE 사례를 인용하며, 국내 기업이 곡물 부산물이나 해조류 잔여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을 노린다면 현지의 기후 조건, 식습관, 환경 규제 등을 반영한 ‘지역 밀착형 지속가능 제품’이 요구될 것입니다.제로웨이스트 식품 개발은 단지 환경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식량 위기 시대에 필요한 전략적 접근이기도 합니다.
기후변화, 이상기후, 공급망 문제 등으로 인해 식량 안보는 전 세계적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존의 ‘버려지던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버려지는 것에서 미래를 찾는 방식, 그것이 제로웨이스트 식품 산업이 지닌 가장 큰 가치입니다.'제로웨이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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