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KBO 야구장의 변화, 제로웨이스트가 스포츠 문화를 바꾸고 있다

mathig 2025. 7. 4. 00:18

야구장의 변화 제로웨이스트가 스포츠 문화를 바꾼다

야구장에서 시작된 제로웨이스트 실천, 관중 문화까지 바꾼다

야구장은 수많은 관중이 모이는 공간입니다. 매 경기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까지 모이는 이 공간에서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일회용 쓰레기가 발생합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컵, 종이도시락, 나무젓가락, 페트병, 일회용 비닐봉지까지. 경기가 끝난 후 야구장의 관중석 아래에 널브러진 수많은 쓰레기는 오랫동안 ‘프로야구의 그림자’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모습에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최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024년부터 ‘친환경 야구장’ 구축을 목표로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추진 중이라는 공식 발표를 통해, 스포츠계에서도 환경보호에 본격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스포츠 문화 전체에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심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특히 ‘제로웨이스트’ 철학을 야구장 운영에 도입한다는 점에서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 전환뿐만 아니라 관중의 행동까지 유도하는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야구장도 제로웨이스트 시대, 어떤 변화가 시작되었나

KBO가 발표한 친환경 정책의 핵심은 야구장 운영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고, 관중의 쓰레기 배출 습관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다회용 컵 도입입니다. 음료를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제공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관중이 사용한 컵을 반납하고 세척 후 재사용하는 다회용 컵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이미 서울시가 ‘제로카페’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뿐만 아니라 야구장 내 좌석, 푸드존, 화장실 등 다양한 시설에서도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메뉴 개선 등이 함께 진행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비닐 대신 종이 포장, 푸드트럭에서 다회용 식기 제공, 자원순환 쓰레기통 설치 등이 그 구체적인 방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운영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프로야구를 관람하는 관중 모두가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주체가 되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어린이,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은 야구장의 특성상, 환경교육 효과도 자연스럽게 함께 발생하게 됩니다.

 

 

스포츠와 제로웨이스트, 지속 가능한 문화로 이어지기 위한 과제

KBO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환영받을 만한 시도이지만, 지속 가능한 문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중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시스템입니다.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반납하는 과정이 번거롭다고 느껴지면 참여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사용자 친화적인 컵 수거 시스템, 보증금 환불 방식, 사용 장려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의 명확한 안내와 직원 교육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재활용과 일반 쓰레기를 헷갈리지 않도록 분리 수거함 디자인을 개선하거나, 현장에서 관람객에게 친절하게 안내하는 ‘환경 도우미’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와 함께, 야구장 운영사뿐 아니라 입점 업체(푸드트럭, 편의점 등)들도 제로웨이스트 정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반적인 운영 지침과 유인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결국 환경에 대한 책임은 모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제로웨이스트는 이제 일상이 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야구장이나 콘서트장, 축제와 같은 대규모 행사는 ‘소비와 쓰레기의 집합소’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제로웨이스트 철학은 단지 집에서만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는 모든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 생활 습관입니다.

KBO의 시도는 단지 야구장만의 변화가 아니라, 대한민국 스포츠 문화 전반이 환경과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키트를 들고 야구장을 찾는 관중, 다회용 컵을 자랑스럽게 반납하는 어린이 팬, 포장 쓰레기 없는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고르는 가족들… 이런 장면이 일상이 된다면, 그곳은 단지 경기를 관람하는 공간을 넘어, 환경을 지키는 실천의 공간으로 변할 것입니다.

 

야구장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 제로웨이스트는 이제 문화입니다

야구장은 단순히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공간을 넘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거움을 나누는 공공의 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장에서의 변화는 단순한 시설 개선이나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넘어, 사회 전반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KBO가 추진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정책은 지금 당장은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변화가 쌓일수록 우리는 환경을 위한 더 나은 습관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될 것입니다.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쓰레기를 구분해 버리며, 불필요한 포장을 거절하는 일상은 결국 우리의 삶 전체를 더 단순하고 가치 있게 바꿔줄 것입니다.

야구장에서 시작된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습니다. "이제는 행동할 때가 아닐까요?"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 질문에 우리가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캠페인보다 강력한 변화가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친환경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결코 무겁지 않습니다.
손에 든 텀블러 하나, 챙겨간 장바구니 하나, 쓰레기통 앞에서의 짧은 고민 하나가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이어지는 가장 현실적인 실천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