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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과 트레킹, 제로웨이스트로 실천하는 진짜 자연 보호제로웨이스트 2025. 7. 17. 14:00
제로웨이스트 산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
요즘 등산과 트레킹을 즐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자연 속 거리두기’가 새로운 힐링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도시의 피로를 풀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등산은 제게 단순한 운동이 아닌, 마음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등산 중 우연히 눈에 띈 버려진 쓰레기 한 봉지가 제 산행의 의미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산 정상 부근에서 발견한 것은 버려진 컵라면 용기, 플라스틱 병, 비닐봉지였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귀한 자연에 상처를 남기고 있진 않았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이후 저는 ‘쓰레기 없는 산행’, 즉 제로웨이스트 트레킹을 목표로 실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단지 쓰레기를 주우려는 것이 아닌, 애초에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방식의 산행을 고민하게 되었던 거죠.제로웨이스트 트레킹의 핵심은 ‘사전 준비’
제로웨이스트 등산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산에 가기 전의 준비 과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기 위해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를 챙기지만, 대개는 일회용 포장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집에서 직접 만든 주먹밥이나 견과류를 실리콘 용기에 담아가고, 음료는 텀블러에 준비한 물이나 차를 넣어갑니다.
또한, 비닐봉지 대신 방수 기능이 있는 천 가방을 따로 챙깁니다. 젖은 옷이나 쓰레기를 담을 수 있고, 재사용도 가능하기 때문이죠. 간혹 비상용으로 챙기는 종이 타월이나 물티슈도 친환경 생분해 제품을 선택하며, 버려야 할 경우 꼭 집으로 가져와 분리배출합니다. 이렇듯 산을 오르기 전의 준비만으로도 80% 이상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모든 준비가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오히려 짐이 단순해지고 정리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필요 없는 물건은 자연스럽게 걸러지고, 필수적인 것만 챙기게 되니 짐의 무게도 줄어들며 마음까지 가벼워졌습니다. 특히 자연을 향한 존중을 사전에 준비하는 과정부터 실천으로 옮긴다는 점에서, 등산 자체의 의미도 더욱 깊어졌습니다.제로웨이스트 등산 중 지켜야 할 5가지 실천법
실제로 산행 중에도 몇 가지 간단한 습관만 실천해도 제로웨이스트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아래 다섯 가지를 중심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모든 쓰레기는 무조건 되가져오기
–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원칙입니다. 사소한 포장지 하나라도 가방에 챙겨와야 합니다.
흡연, 취식은 지정된 공간에서만 하기
– 특히 담배꽁초는 산불의 원인이 되므로 아예 휴대 재떨이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자연물을 가져가지 않기
– 돌, 나뭇가지, 야생화 등은 그 자리 그대로 두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른 사람의 쓰레기를 발견하면 기꺼이 함께 줍기
– 저는 항상 작은 집게와 비닐봉투 하나를 비상용으로 가방에 넣어둡니다.
SNS 인증 대신 '청정 산행 인증' 실천하기
– 멋진 풍경을 찍는 것도 좋지만, ‘오늘도 쓰레기 없이 잘 다녀왔다’는 마음으로 마무리하는 습관이 더 큰 만족을 줍니다.
이 다섯 가지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제가 산과 공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세운 약속입니다. 지키다 보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어버리고, 그것이야말로 제로웨이스트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혼자 실천한다고 큰 변화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산속에서 만나는 작은 쓰레기 하나도 치웠을 때, 그 순간의 행동이 자연에게는 큰 차이로 다가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혼자 시작하더라도, 그 실천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 발걸음을 계속 움직이게 합니다.제로웨이스트 산행이 준 심리적 만족감
제로웨이스트 등산을 실천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등산 후 느끼는 감정의 깊이였습니다. 이전에는 정상을 찍고, 멋진 사진을 남기고 내려오는 것이 등산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그 하루 동안 내가 자연을 얼마나 존중했는가를 돌아보게 됩니다. 쓰레기를 남기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스스로에게 작은 자부심이 생기고 산을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특히, 함께 산을 오른 지인들이 제 행동을 보고 자연스럽게 따라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저 평소처럼 준비하고 실천했을 뿐인데, 옆에서 “나도 다음엔 물통 가져올게”, “이렇게 하니까 진짜 좋다”는 말을 들을 때면, 이 작은 실천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자연을 위한 선택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로 이어진다는 점도, 제로웨이스트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등산도 제로웨이스트 시대입니다
예전에는 산에 가는 목적이 ‘내 건강’이었다면, 지금은 ‘자연과의 공존’을 목표로 등산을 계획합니다. 우리는 자연을 빌려 쓰는 입장이지, 점령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등산이라는 활동 자체는 자연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지만, 동시에 그것이 자연을 해치는 행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작은 쓰레기 하나 줄이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제 등산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는 단지 도시에서만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과 가까운 산에서 더 적극적으로 실천되어야 하는 철학입니다. 오늘 산에 오르기 전, 가방을 열어보세요. 당신의 선택 하나가 이 산을 더 오래도록 푸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자연을 아끼는 당신의 산행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하나의 본보기가 될지도 모릅니다.'제로웨이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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