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패션이란 무엇일까요?
패션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의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염료 사용, 과잉 생산, 폐기물 문제는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유행을 따라 빠르게 제품을 생산하고 폐기하는 구조로 인해 탄소배출과 쓰레기 문제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제로웨이스트 패션입니다.
제로웨이스트 패션이란 말 그대로 의류 생산, 유통, 소비, 폐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자원 낭비를 줄이려는 패션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리사이클 원단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패턴 재단 시 남는 자투리 원단 없이 생산하거나, 제품을 수선·업사이클링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전체적인 시스템과 사고 방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지속가능한 패션입니다.
제로웨이스트 패션을 실천하는 브랜드들은 빠르게 변하는 유행보다 오래 입을 수 있는 디자인, 수선 가능한 구조, 친환경 원단 사용, 재사용 포장재 등을 강조하며, 소비자에게도 ‘덜 사되 더 오래 입는’ 문화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패션 브랜드 소개 – 서울에서 만난 3곳
서울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제로웨이스트 철학을 기반으로 한 독립 패션 브랜드들이 조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직접 발로 다니며 방문하거나 착용해본 브랜드 몇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1) 컨티뉴(CON.TINUE) –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 (성수동)
- 폐소방호스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가방, 카드지갑 등을 생산합니다.
- 제품 하나하나가 소재 특성상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자인이며,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 일상에서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텍과 포장도 종이, 천 소재로 재활용 가능한 형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 컨티뉴는 자원순환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정기적으로 업사이클링 전시 및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단순 소비를 넘은 체험도 가능했습니다.
- 제가 직접 사용해본 제품은 컨티뉴의 ‘크로스백’인데, 예상보다 가볍고, 물에도 강해 일상용으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디자인도 튀지 않아 출근용으로도 손색없었고, 지퍼나 스트랩 등 세부 마감이 매우 탄탄해서 ‘업사이클’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2) 빅웨이스트(Big Waste) – 리사이클 원단 기반 의류 (홍대 근처 쇼룸)
- 생산 시 남는 자투리 원단을 조각조각 모아 만든 의류 컬렉션이 주력입니다.
- 디자이너가 직접 패턴을 재구성해 만든 비정형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며,
- 패션을 통해 ‘버려질 뻔한 자원을 살리는 가치’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 빅웨이스트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을 직접 보고, 소재를 만져보고, 체형에 따라 피팅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러한 ‘느린 소비 방식’도 제로웨이스트 철학과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 제가 착용해본 ‘패치워크 셔츠’는 흔치 않은 컬러 조합이지만 의외로 다양한 스타일에 어울려 자주 손이 가는 아이템이 되었어요.
독특하지만 과하지 않아, 개인 스타일을 표현하는 데도 적절한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3) 슬로우스튜디오(SLOW STUDIO) – 천천히 만드는 옷 (연희동)
- 국산 천연 섬유와 전통 염색 방식을 적용해 제작한 셔츠, 팬츠, 원피스를 선보입니다.
- 모든 제품은 선주문 제작 방식으로 불필요한 재고와 쓰레기를 줄이고, 포장도 천주머니 형태로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 또한 제품 설명서에는 세탁법, 수선 방법까지 포함되어 있어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돕는 구조입니다.
- 슬로우스튜디오는 시즌별 컬렉션보다 ‘시간이 걸려도 의미 있는 옷’을 만든다는 철학 아래,
소량 제작, 소비자와의 소통 중심 운영을 통해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 제가 입어본 건 린넨 셔츠였는데, 통기성과 착용감이 훌륭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옷감이 자연스럽게 몸에 맞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포장도 전혀 과하지 않고 실용적이어서, 제품을 받는 순간부터 제로웨이스트 철학이 전달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 착용 후기 – 디자인과 실용성, 환경까지 고려한 선택
제로웨이스트 패션 브랜드의 옷을 입어보며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옷을 신중하게 고르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가격, 유행, 브랜드만 보고 충동구매하던 소비 패턴이,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를 접한 이후에는
“이 옷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얼마나 오래 입을 수 있을까?”, “폐기되었을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등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소재 면에서도 큰 만족을 느꼈습니다. 천연 섬유나 업사이클 소재는 피부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고, 땀 흡수도 좋으며 실제로 기능성도 뛰어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상에서 자주 입는 아이템은 결국 편안함과 관리의 용이성이 중요한데,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들은 이 부분까지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디자인 면에서는 다소 독특한 경우가 많지만, 소비자가 그 가치를 이해하고 입을 수 있다면 오히려 차별화된 개성이 됩니다.
‘누가 봐도 비싼 옷’보다, ‘왜 입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옷’이 제로웨이스트 패션의 진짜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패션도 윤리적 선택이 되는 시대 – 제로웨이스트를 입는다는 것
지금은 단순히 잘 차려입는 것보다 “어떤 옷을, 왜 입는지”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제로웨이스트 패션은 단순히 친환경적인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의 철학, 자원의 순환, 소비자의 책임을 함께 담은 선택입니다.
물론 가격대가 일반 패스트 패션보다 다소 높을 수 있고, 디자인이 대중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옷 하나에 담긴 의미는 더 깊고, 옷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집니다.
매 시즌 유행을 쫓아 수십 벌을 사고 버리는 것보다, 한 벌의 옷을 오래 입고, 수선하고,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더 많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를 선택하는 건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만의 행동이 아닙니다.
이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윤리적 소비 방식이며,
그 선택이 모여서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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